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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사총담 (實事叢談) 리뷰 선조들의 해학과 삶을 보다

넉울휘 2024. 11. 16.


목차

실사총담은 1918년 문인 최영년 작가가 조선시대 문헌들에서 발췌한 이야기들을 엮은 책입니다. 총 2권으로 구성 돼 있는데요. 사실 저는 동서를 막론하고 고전문학 부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. 실사총담도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었는데, 읽다보니 이야기가 무겁지 않고 생각보다 재밌어서 2권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완독을 했습니다.  

 

현재 이 책은 품절 상태입니다. 저도 어렵게 구했는데요.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책 리뷰를 남겨보고자 합니다. 

 

 

실사총담  리뷰 , 친절한 국역이 좋았다 

 

실사총담-1권-2권

 

실사총담은 1권은 총 99편, 2권은 166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. 조선시대 문헌인 계서잡록, 송천필담, 죽창한화, 기문총화, 기인기사록 등등 다양한 설화,야사,야담 문헌에서 발췌한 자료들을 모아 책으로 묶어낸 일종의 잡록집입니다. 

 

역주

 

국한문 혼용체로 되어있는데, 풀이가 잘 돼 있어 읽기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. (이야기를 국역하여 옮긴 김동욱 교수가 굉장히 꼼꼼하고 친절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. 감사합니다) 보통 고서들을 보면 표현과 언어로 인해 해석이 어려워 진도가 나가기 어려운데, 설명이 필요한 곳에는 역주를 책 아래 붙여놔서 이해도 쉬웠고요. 

 

예를 들어 계서잡록의 경우 정본만 존재하고 있고 현재 국역된 책이 없는 상태입니다. 저 같은 일반 독자가 접근하기에 쉽지는 않지요. 비록 일부만 발췌되었으나 일부나마 이렇게 친절하게 국역이 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. (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. 김동욱 교수님!) 

 

왜 책 제목이 실사총담(實事叢談) 일까? 

본래 이 책은 동연파적록으로 지으려고 했다고 합니다. 동연파적록(凍硯破寂錄). 파적록은 심심풀이로 쓴 책을 의미하는데 저자가 겨울 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읽은 책이라 破寂錄 앞에 凍硯을 붙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.

 

여튼저튼 그의 친구가 이 책을 읽어보고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니 실사총담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것이냐고 권해서 실사총담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. 

 

실사총담-내용-중-일부

 

책의 제목대로 책에 엮인 이야기들은 조선시대 실제 인물들이 등장을 합니다. 조선시대의 왕은 물론이고 김시습, 박문수, 신숙주, 박팽년, 이항복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던 인물들의 일화와 나그네, 선비, 기생 등등 이름 모를 일반 백성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. 

 

수록 된 이야기들 대부분이 100자 ~2000자 내외로 짧은 단편들로 수록 돼 있습니다. 뭔가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의 대단한 이야기들은 아니었습니다.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시시껄렁한 이야기도 있었고, 진짜일까? 생각이 드는 기이하고 의심스러운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.  

 

수록 된 이야기 중 한 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. 이항복에게 죽어 신령이 된 복성군 찾아왔는데, 복성군이 이항복 당신은 귀하게 될 상이라며, 당신의 말은 믿을 만한니 자신이 죽음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습니다. 이항복은 많은 사람들이 복성군의 죽음을 안타까워 한다 라고 말하자 복성군이 그 말에 눈물을 흘리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아홉 번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고 대답하며 돌아갔다고 합니다.  

  

실린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. 하지만 신비롭고 허구적 성격이 강한 설화와 다르게 실제 존재했던 시대적 배경과 익숙히 알고 있는 인물들이 이야기라서 그런지 지루하지 않게 읽혔습니다. 

개인적인 생각 

 

개인적으로 실사총담이라는 제목보다 원래 지으려고 했던 동연파적록이 더 적절한 제목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. 진짜일까 의심스러운 이야기들도 상당히 많았거든요. 

 

뭔가 큰 교훈을 얻어갈 수 있는 성격의 책은 아닙니다만, 선조들의 삶과 소소한 일상 재밌는 일화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. 품절 상태라 책을 구하기는 어려우니 가까운 도서관에 비치 돼 있으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.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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